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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

지금은, 가을할 때입니다.

예쁜코뿔소 2025. 9. 8. 01:25

 

가을할 때
가을할 때

지금은, 가을할 때입니다.

수확하고, 비우고, 쉼을 준비하는 계절


‘가을하다’는 말, 들어보셨나요?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는 특이한 사실이 하나 있습니다.
‘봄하다’, ‘여름하다’, ‘겨울하다’는 없는데, ‘가을하다’는 단어는 등록되어 있다는 것.

가을하다
“벼나 보리 따위의 농작물을 거두어들이다.”

우리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가을가을하다”는 말이 풍경이나 감성에 가깝다면,
진짜 ‘가을하다’는 말은 농부가 들판에서 땀 흘려 얻은 열매를 거두는 일을 의미합니다.
결국, 수확과 결산의 계절이라는 의미지요.


뿌린 대로 거두는 계절, 가을

가을은 노력의 결과를 확인하는 계절입니다.
봄에 씨를 뿌리고, 여름을 지나 비와 태풍, 가뭄을 견디며
부지런히 일한 사람만이 가을의 기쁨을 누릴 수 있습니다.

명심보감에 나오는 ‘주자십회훈(朱子十悔訓)’에는 이런 말이 있습니다.

“봄에 씨를 뿌리지 않으면, 가을에 후회한다.”

당연한 말이지만, 자주 잊는 말이기도 합니다.
인생에도 계절이 있다면, 우리는 지금 어떤 씨를 뿌리고, 어떤 열매를 기다리고 있을까요?


수확의 기쁨이 가득한 들판

풍성한 들판에서 볏단을 안고 웃는 농부의 얼굴처럼
가을은 성취의 기쁨과 감사가 공존하는 시기입니다.

  • 허리가 아파도, 팔이 저려도
  • 얼굴엔 땀이 맺혀도,
  • 농부는 수확의 기쁨에 눈물을 흘리기도 합니다.

그들의 기쁨은 계산된 결과가 아닙니다.
묵묵히 견뎌온 시간과 노력, 그리고 자연의 섭리에 대한 감사와 감동입니다.


비우고, 쉬는 들판처럼

수확이 끝난 들판은 어느새 텅 비어 갑니다.
하지만 그것은 끝이 아니라, 쉼과 준비의 시작입니다.

가을이 되면 우리도 조금씩 내려놓을 필요가 있습니다.

  • 너무 꽉 쥐고 있던 욕심,
  • 정리하지 못한 마음의 짐,
  • 앞만 보고 달려온 조급한 마음…

이제는 정리하고, 숨 고를 시간입니다.
들판이 겨울을 준비하듯, 우리도 다시 살아갈 힘을 회복하기 위해 멈춰야 할 때입니다.


지금은, '가을할까요?'라고 묻는 시간

영어 속담 중에 이런 말이 있습니다:

“If there is no wind, row.”
(바람이 없다면 노를 저어라)

인생의 바람이 멈췄을 때, 가만히 있기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 나아가라는 의미입니다.

우리는 봄부터 여름까지 어떤 노를 저어왔을까요?
지금 우리는 어떤 열매를 앞에 두고 있나요?


가을할까요?

가을은 뿌린 만큼 거두는 계절,
그리고 거둔 후엔 비우고 쉬어야 하는 계절입니다.

지금,
당신은 무엇을 거두고 계신가요?
그리고 무엇을 비워낼 준비를 하고 계신가요?

올해의 마지막을 향해 가는 이 계절,
우리 함께 가을해보는 건 어떨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