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손이라는 자리: 욕존선겸(欲尊先謙)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욕존선겸

겸손이라는 자리: 욕존선겸(欲尊先謙)에서 배우는 삶의 지혜

좋은 자리는 모두가 원한다

살면서 우리는 수많은 ‘자리싸움’을 경험합니다.
직장에서 승진을 위해 경쟁하고, 면접장에서는 한정된 합격의 자리를 놓고 실력을 겨룹니다.
운동 경기에서는 리바운드나 슈팅 찬스를 잡기 위해 위치 선점을 다투고, 장사하는 사람들은 유동 인구가 많은 “목 좋은 자리”를 얻기 위해 애씁니다.

심지어 비행기를 탈 때도, 카페에 앉을 때도, 우리는 더 편하고, 더 멋지고, 더 유리한 자리를 선호합니다.

자리를 차지하려는 욕망은 인간의 자연스러운 본능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때때로 그 욕망이 욕심으로 변질되고, 양보 없는 경쟁이 되고, 심지어 불의한 수단을 동반하는 일이 발생할 때 우리는 묻게 됩니다.

정말 중요한 자리는 ‘눈에 보이는 자리’일까?
아니면 ‘보이지 않는 태도’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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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보다 중요한 ‘마음의 자세’

얼마 전, 고등학교 시절 미술 선생님을 뵙기 위해 남양주시 수동면으로 찾아뵈었습니다.
90세의 고령에도 여전히 정신이 맑으시고, 작품 활동도 계속하고 계시는 선생님 댁 거실에는 한 목판이 걸려 있었습니다. 그 목판에는 이렇게 쓰여 있었습니다.

欲尊先謙 (욕존선겸)
“존경받고자 하거든, 먼저 겸손하라.”

선생님은 이 문구를 가리키며 조용히 말씀하셨습니다.
“사람이 높임받고 싶다면, 반드시 먼저 겸손을 배워야 해요. 진짜 큰 사람은 겸손한 사람이거든.”

그 말씀이 유독 마음에 깊이 남았습니다.
돌이켜보면 인생의 어느 자리에서든 겸손한 사람은 늘 빛났고, 오히려 자리를 탐한 사람은 언젠가 그 자리를 잃곤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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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 속 자리싸움의 이야기

성경에서도 제자들이 “누가 더 큰가”를 놓고 다투던 장면이 등장합니다.
예수님은 그들에게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누구든지 첫째가 되고자 하거든, 뭇 사람의 끝이 되며 뭇 사람을 섬기는 자가 되어야 하리라.”
(마가복음 9:35)

겸손은 단지 착하고 점잖은 태도를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진짜 겸손은 다른 사람을 먼저 생각하고, 자리를 양보하며, 자신의 위치를 높이기 위해 남을 짓누르지 않는 마음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마음을 가진 사람은 언젠가 진정한 존경의 자리에 오르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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겸손의 자리를 선택하는 삶

어느 혼인잔치에서 예수님은 비유로 이런 말씀을 하셨습니다.

“높은 자리에 앉지 말고, 차라리 말석에 앉으라.
그러면 너를 초대한 사람이 ‘올라앉으라’ 할 때
많은 사람 앞에서 영광을 얻으리라.”
(누가복음 14:8–11)

이 말씀처럼, 우리는 삶의 많은 순간에서 올라가려는 마음보다 내려갈 줄 아는 태도가 필요합니다.
자리를 양보하는 행동 하나, 한 발 물러서는 겸손이 사람과 사람 사이의 온도를 바꾸고, 공동체를 더 따뜻하게 만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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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 우리가 차지해야 할 진짜 ‘좋은 자리’

한 해가 저물고, 새로운 해가 밝아옵니다.
모두가 ‘좋은 자리’, ‘높은 자리’를 향해 나아가는 이 시기,
우리는 다른 방향을 바라보는 용기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 남을 위해 자리를 양보할 줄 아는 사람
• 높은 자리를 탐하지 않고 자신에게 주어진 자리를 소중히 여기는 사람
• 눈에 띄지 않는 자리에서도 묵묵히 책임을 다하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사회는 더 건강하고 아름다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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욕존선겸(欲尊先謙)
이 짧은 네 글자는 단순한 인생의 조언이 아닙니다.
우리 삶을 바라보는 태도, 관계의 중심, 인격의 본질에 대한 깊은 통찰입니다.

새해에는 겸손이라는 자리를 먼저 차지해보세요.
그 자리는 결국, 우리를 가장 존귀한 사람으로 세워줄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