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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숭배
자기 숭배

“이 같은 자들에게서 돌아서라” – 자기 사랑과 자기 숭배의 시대

21세기를 사는 우리는 역사상 가장 ‘자기 자신’을 사랑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심리학, 대중문화, 심지어 종교적 언어 속에서도 끊임없이 반복되는 메시지는 이것입니다.
너 자신을 사랑하라. 네 감정이 기준이다. 네가 최고의 선(善)이다.

미국 바이올라 대학의 테디어스 윌리엄스 교수는 이러한 흐름을 두고 “자기 숭배(self-worship)가 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종교”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오늘날 사람들이 따르는 새로운 여섯 가지 계명을 소개했는데, 그 내용은 충격적입니다.

  1. 당신의 마음은 진리의 근원이다.
  2. 당신의 감정은 권위다.
  3. 당신은 주권자다.
  4. 당신은 위대하다.
  5. 당신은 최고의 선이다.
  6. 당신은 창조주다.

겉으로 보면 긍정적이고 힘을 주는 말처럼 들리지만, 사실 이것은 하나님을 밀어내고 자신을 신격화하는 자기 숭배의 신조입니다.


1. 자기 사랑(self-loving)의 유별난 현상

자기를 아끼고 돌보는 것은 인간의 본성입니다. 그러나 오늘날의 자기 사랑은 예전과는 다릅니다. “내가 나에게 주는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명품을 사고, 고급 레스토랑에서 밥을 먹고, 화려한 휴가를 떠납니다.

자신을 마치 타인처럼 분리하여 선물의 대상, 위로의 대상, 보은의 대상으로 삼는 사랑, 이것이 현대인의 새로운 자기 숭배 방식입니다.

심리학은 이것을 자존감(self-esteem)이라 부릅니다. 1970년대 미국에서 시작된 자존감 운동은 불과 수십 년 만에 전 세계에 퍼졌습니다. 정치인들과 학자들은 자존감을 인간 행복의 필수 요소로 규정했고, 자존감이 낮으면 불안·우울·폭력·실패가 생긴다고 주장했습니다.

그 결과 오늘날 “높은 자존감”은 개인과 사회의 모든 문제를 해결하는 만능 열쇠로 포장되었습니다.


2. 자존감을 높이는 법? – 자기만족의 무한 루프

자존감을 높이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 끊임없이 사랑받아야 하고,
  • 누구에게나 인정받아야 하며,
  • 모든 욕구가 충족되어야 합니다.

조금이라도 거절당하거나, 부정적인 평가를 들으면 자존감이 무너집니다. 결국 자신을 가장 중요한 존재로 만들지 않으면 만족할 수 없습니다.

문제는 그 누구도 우리의 자존감을 끝없이 높여 줄 수 없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현대인들은 다른 방법을 찾았습니다. 스스로 자신을 칭찬하고, 위로하고, 사랑하는 것입니다.

『자기 사랑의 심리학』 같은 책들은 매일 자신에게 “난 네가 좋아”라고 말하라고 가르칩니다. 자기 자신에게 편지를 쓰고, 스스로 칭찬 노트를 만들고, 자기 용서 선언을 하고, 자신과 데이트를 하라고 권합니다.

이쯤 되면 하루 24시간이 모자랄 정도입니다. 온 세상이 자기 자신을 위로하고 높이려는 ‘자기 사랑’ 프로젝트에 몰두하고 있는 셈입니다.


3. 내면아이 치유? – 또 다른 자기 사랑

존 브래드쇼의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역시 비슷한 맥락을 보여줍니다.
상처받은 자기 속의 ‘내면아이’와 대화하고, 함께 카페에 가고, 영화를 보라는 방식은 그럴듯해 보이지만, 결국 자기를 더 사랑하는 훈련일 뿐입니다.

이런 흐름을 보면 자기 숭배라는 종교에 빠지지 않는 것이 오히려 이상할 정도입니다. 왜냐하면 자기 숭배만큼 달콤하고 순간적인 행복감을 주는 것이 없기 때문입니다.


4. 성경의 경고 – 말세의 특징은 ‘자기를 사랑하는 것’

사도 바울은 디모데에게 보낸 편지에서 말세 사람들의 특징을 이렇게 설명합니다.

“말세에 고통하는 때가 이르러 사람들이 자기를 사랑하며, 돈을 사랑하며, 자랑하며, 교만하며, 부모를 거역하며… 쾌락을 사랑하기를 하나님 사랑하는 것보다 더하며, 경건의 모양은 있으나 경건의 능력은 부인하는 자니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디모데후서 3:1~5)

여기서 주목할 것은, 바울이 말세의 특징으로 무려 19가지 죄악을 열거하는데, 그 첫 번째가 바로 “자기를 사랑하며”라는 점입니다.

자기 사랑은 단순한 시작이 아닙니다. 뒤따르는 모든 악행의 뿌리입니다.

  • 왜 돈을 사랑합니까? 자기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 왜 부모를 거역합니까? 자기를 더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 교만, 감사하지 않음, 무정함, 쾌락 추구… 그 모든 이유는 자기를 사랑하기 때문입니다.

결국 자기 사랑은 자기 숭배로 발전하며, 하나님을 대적하는 반역이 됩니다.


5. “이 같은 자들에게서 돌아서라”

바울이 이 경고를 기록한 목적은 분명합니다.

“이 같은 자들에게서 네가 돌아서라.”

자기 사랑, 자기 숭배에 빠진 자들과 거리를 두라는 것입니다.

오늘 우리는 바울의 시대보다 훨씬 더 자존감에 집착하는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자기 사랑을 높이기 위해 책을 읽고, 강의를 듣고, 상담을 받고, 하루 종일 자기 자신을 위로합니다. 그러나 그 끝은 공허합니다. 왜냐하면 인간은 스스로를 구원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6. 진짜 해결책은? – 자기를 부인하고 하나님께 돌아서라

예수님은 말씀하셨습니다.

“아무든지 나를 따라오려거든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를 것이니라” (마가복음 8:34)

성경이 제시하는 길은 세상의 조언과 정반대입니다. 세상은 “자기를 높여라”라고 외치지만, 예수님은 “자기를 부인하라”고 말씀하십니다.

자기 숭배가 아닌, 하나님 숭배로 방향을 바꿀 때 비로소 참된 자유와 평안이 주어집니다.


오늘날 우리는 자기 사랑을 신격화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수많은 책과 강의가 자존감을 높이라 외치지만, 그 끝에는 공허함과 더 깊은 자기중심성만 남습니다.

바울은 분명히 경고했습니다.

“이 같은 자들에게서 돌아서라.”

우리의 행복과 만족은 스스로를 위로하는 데 있지 않습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분 안에서 자신을 발견할 때, 우리는 비로소 참된 자존감과 안정감을 누릴 수 있습니다.

자기 숭배가 아닌 하나님 숭배를 선택하는 것이야말로, 말세를 사는 우리가 붙잡아야 할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