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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과 기후 변화: 인류의 오래된 고민
인류는 아주 오래전부터 안정적인 식량 공급을 위해 공을 들여 왔습니다. 수렵·채집·유목만으로는 부족했기에, 사람들이 비옥한 땅에 정착해 곡물을 재배하고 저장하면서 식량의 예측과 확보가 가능해졌죠. 게다가 곡식을 장기간 보관하며 세금으로도 활용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농사는 날씨에 따라 좌우되는 불안정한 산업이기도 했습니다. 아무리 파종과 경작을 잘해도 수확 직전에 태풍 한 번, 가뭄 한 번이면 한 해 농사가 날아갈 수 있었습니다. 평야에서 단일 작물만 재배한다면, 흉년에는 기근이 닥쳐 수많은 이들이 굶주렸죠. 중국의 황하, 장강 유역에서 농민 반란이 끊이지 않았던 이유이기도 합니다.
이렇듯 농부들은 늘 하늘의 날씨를 예의 주시하고, 땅의 힘을 믿었습니다. 밭을 일구는 일은 소의 힘만이 아니었습니다. 지렁이, 미생물, 두더지 등 땅속 생명들, 물벌레·우렁이·오리 같은 생명들은 모두 식량 생산에 함께한 동반자였습니다. 수확 후 남은 부산물(짚, 겨 등)을 땅에 남기며, 또 인간과 동물의 분뇨를 숙성해 다시 땅으로 돌려주는 순환을 이루었습니다.
1. 극심한 한파 ‘조드’의 위협과 기후 변화의 현실
몽골에는 ‘조드(Dzud)’라는 두려운 말이 있습니다. 몽골어로 ‘재앙’을 뜻하며, 겨울에 몰아닥치는 극심한 한파를 가리킵니다. 보통 수십 년에 한 번 나타나는 조드는, 기온이 영하 40~50℃ 이하로 떨어져 가축들이 떼죽음을 당하는 상황을 불러옵니다.
문제는 최근 들어 조드가 점점 더 자주, 예측 불가능한 강도로 찾아온다는 점입니다. 예컨대, 2010년 조드로 몽골 전체 가축의 약 10%, 즉 600만 마리 이상이 폐사했습니다. 2016~2017년에는 2년 연속 조드가 발생해, 유목민의 삶을 심각하게 위협했습니다.
이처럼 기후 변화는 농업과 식량 공급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며, 인류의 안정을 흔듭니다.
2. ‘지구 열대화 시대’: 현실이 된 기후 위기
2023년 7월,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은 다음과 같이 경고했습니다. “우리는 지구 온난화 시대를 지나, 이제는 지구 열대화 시대(The Era of Global Boiling)에 접어들었다.”라고.
실제 우리나라도 작년 가뭄, 폭염, 대형 산불, 폭우, 산사태 등의 극한 환경재해를 경험했습니다. 이런 기상 이변은 식량의 생산과 공급에 심각한 차질을 초래합니다.
2022년 농림축산식품부 자료에 따르면,
– 곡물 자급률은 20.2% — 국산 곡물은 10명 중 약 2명 몫
– 식량 전체 자급률은 45.8% — 10명 중 4.5명만이 국산 식량을 먹음
즉, 대부분의 식량을 수입에 의존하고 있는 셈입니다. 만약 전쟁이나 기후 위기로 인해 식량 수입이 중단된다면, 우리는 심각한 식량 위기에 직면할 수 있습니다.
참고로, 자급률이 훌쩍 높은 국가들을 보면:
– 호주는 275%,
– 캐나다는 174%,
– 프랑스 168%,
– 미국도 약 133%를 기록합니다.
이들을 본받아, 우리나라도 식량 자급률 향상을 위해 더 많은 관심과 노력이 필요합니다.
3. 구아노(Guano): 바닷새의 배설물이 농업혁명을 이끌다
식량 위기는 세계 인구 증가와 깊이 연관되어 있습니다. 급증하는 인구는 식량 수요를 크게 늘렸습니다. 여기서 등장하는 전환점이 알렉산더 폰 훔볼트의 연구였습니다.
18세기 말 중남미를 탐사하던 그는, 페루의 잉카 농부로부터 구아노(Guano)라 불리는 물질을 전해 듣습니다. 구아노는 바닷새의 배설물이 쌓여 화석화된 것으로, 질소와 인이 풍부해 일반 비료보다 33배 높은 영양분을 지녔다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전 세계 구아노 붐이 일어났습니다.
1850년대 후반, 영국은 연간 약 30만 톤의 구아노를 수입했으며, 농민들 사이에서 사용되고 남은 구아노는 다른 유럽 국가로도 유통되었습니다. 바닷새의 배설물은 탐욕의 대상이었고, 국제 분쟁을 야기하기도 했습니다.
본질적으로 인간·가축이 섭취한 태양에너지와 남은 부산물을 배설을 통해 땅으로 다시 돌려주는 순환은 자연의 이치입니다. 바닷새가 해안에서 배설한 영양분도 마치 자연의 순환처럼 작동하지만, 남미에서 유럽으로 2만 km 이상 운송된 구아노는 순환이라기엔 인공적이었습니다.
이처럼 지속 가능성은 자원이 원래 있던 곳에서 순환하는 것이 자연스럽고 바람직한데, 인간의 탐욕·이기심·개발 중심 경제 논리가 이러한 흐름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4. 과잉생산·소비의 딜레마와 역사 속 교훈
현대의 우리는 대량 생산과 소비에 익숙해져 있습니다. 그러나 이러한 삶의 방식은 생태계 파괴와 인류의 불행을 촉진하고 있습니다.
이를 일깨워 주는 고전을 보면, 약 4,000년 전 고대 이집트 총리 요셉의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는 “7년 풍년에 대비해 식량을 비축하세요”라는 조언을 왕에게 했고, 실제로 흉년이 찾아왔을 때 비축한 곡식을 팔아 이집트 국가는 부강해졌고, 인근 나라의 토지와 재산까지 통제하게 됩니다. (창세기 41장, 47장) 이는 식량이 얼마나 강력한 무기가 될 수 있는지, 또 위기에 대비하는 지혜가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줍니다.
5. 지금이 바로 대비할 때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IT와 AI 시대의 풍요를 누리고 있지만, 식량이 부족하다면 아무리 부유해도 무용지물이라는 사실을 잊어선 안 됩니다. 불필요한 소비와 과도한 소비, 환경 파괴를 지양하고, 식량 위기와 재난에 미리 대비하는 지혜가 필요한 시대입니다.
요약 정리
주제 내용 요약
농사와 기후 | 농업은 기후에 매우 민감하며, 고된 자연재해에 쉽게 흔들린다 |
기후 변화 현실 | ‘지구 열대화 시대’ 도래, 한국도 폭염·가뭄 등 이상기후 체험 |
식량 자급률 중요성 | 국내 자급률 낮음, 수입 의존도가 높아 식량 위기 위험 존재 |
구아노 혁명 | 바닷새 배설물에서 비롯된 비료 붐이 세계 농업을 바꿈 |
자원 순환의 원칙 | 건강한 생태계는 ‘원래 자리에서의 지속적 순환’을 유지할 때 지켜진다 |
위기 대비의 지혜 | 고대 이야기에서 배우는 대비의 중요성—식량도 무기로 사용될 수 있음 |
현대 과제는? | 과소비와 자원 낭비를 줄이고, 지속 가능성과 위기 대비 중심의 삶을 실천해야 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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