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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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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지를 유산으로 받을 때 꼭 알아야 할 세법 이야기

우리 일상에서 세법은 생각보다 깊이 연결되어 있습니다. 특히 상속이나 증여와 같은 재산 이전 상황에서는 세법을 잘 아는 것과 모르는 것의 차이가 수천만 원의 세금 차이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오늘은 부모님으로부터 농지를 유산으로 받을 때 반드시 주의해야 할 세법 포인트에 대해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세법을 몰라서 세금 폭탄 맞은 B 씨 이야기

얼마 전 평소 친하게 지내던 B 씨에게서 전화 한 통이 왔습니다. 세무 상담을 원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B 씨는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로부터 농지를 상속받았고, 그 농지를 곧 매매할 계획이라 세금이 어떻게 되는지 알고 싶다고 했습니다.

저는 B 씨에게 "매매하려는 농지의 등기부등본을 보내 주세요"라고 요청드렸고, 며칠 후 등기부등본을 받아 확인해 보니 소유권 이전 사유가 '증여'로 되어 있었습니다.

이상했습니다. B 씨는 분명 '상속받았다'고 말했는데, 왜 등기상에는 증여로 되어 있었을까요? 그 이유는 이렇습니다.

아버지께서 돌아가시기 며칠 전, 농지의 소유권을 미리 자녀 앞으로 이전해 두었던 것입니다. 그리고 그 일을 마을 이장님이나 지인을 통해 처리하다 보니, 본인은 그 내용을 정확히 몰랐던 것이죠. 결국 서류상으로는 ‘상속’이 아닌 ‘증여’가 되어 버린 것입니다.

이 상황에서 중요한 건, 상속과 증여는 세금이 완전히 다르다는 사실입니다.

B 씨의 경우, 만약 그 농지를 상속받은 것으로 처리되었다면, 특례 감면 요건을 충족해 양도소득세를 전혀 내지 않아도 되는 상황이었습니다. 하지만 증여로 등기되었기 때문에 수천만 원의 세금을 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상속과 증여, 세금 차이가 이렇게 큽니다

농지를 부모님에게서 받을 때는 '상속'이 유리한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특히 부모님이 오랜 시간 농사를 지어왔고, 자녀가 농지를 매매하거나 농사를 이어갈 계획이 있는 경우에는 그 차이가 더 큽니다.

농지를 상속받았을 경우 세금 감면 요건

다음은 세법상 농지 상속 시 양도소득세 감면 요건입니다:

  1. 고인(피상속인)이 8년 이상 직접 농사를 지은 농지일 것
  2. 상속인이 상속받은 후 1년 이상 농사를 지었거나
  3. 상속일로부터 3년 이내에 농지를 매매했을 경우

이 세 가지 요건 중 2번 또는 3번만 충족해도, 최대 1억 원까지 양도소득세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습니다.

즉, 상속받은 농지를 3년 안에 매도하거나 1년 이상 농사를 짓기만 해도 상당한 세금 혜택이 주어진다는 뜻입니다. 심지어 대부분의 경우, 아예 세금이 발생하지 않거나 매우 낮게 줄어드는 경우도 많습니다.

반대로, 증여일 경우에는?

문제는 증여로 받는 경우입니다. 증여로 농지를 받은 자녀는, 본인이 그 이후 다시 8년 이상 직접 농사를 지어야 양도소득세 감면 요건을 충족하게 됩니다.

즉, 부모님이 20년 넘게 농사지은 농지라도, 자녀가 증여로 받으면 그 기록은 세법상 무효입니다. 모든 것이 자녀의 이름으로 바뀐 순간부터 새로 카운트가 시작되기 때문이죠.

핵심 차이 정리

구분 상속 증여

감면 요건 고인이 8년 이상 농사 → 상속인이 1년 이상 농사 or 3년 이내 매매 수증자가 8년 이상 농사 지어야 함
부모 농사 이력 인정됨 인정되지 않음
양도소득세 감면 적용 가능 (최대 1억 원) 조건 충족 시만 가능
절세 효과 거의 없음 (8년 농사 불가능 시)

부모님 농지, 어떤 방식으로 물려받는 게 좋을까?

우리나라의 농촌 현실을 보면, 부모님은 시골에서 농사를 짓고 계시고, 자녀들은 도시에서 직장생활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갑작스럽게 부모님이 돌아가시고, 자녀가 농지를 물려받게 되는 일은 생각보다 흔합니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부모님의 사망 이후에 농지를 상속받는 구조를 택하는 것입니다.

왜냐하면, 증여는 미리 등기를 넘겨야 하고, 그 이후 자녀가 직접 농사를 8년 이상 지어야 세금 감면을 받을 수 있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적용이 어렵고, 세금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반면, 상속으로 농지를 물려받을 경우 부모님이 살아생전 농사를 지었던 기간을 인정받을 수 있고, 자녀는 그 땅을 받은 뒤 1년만 농사를 짓거나 3년 안에 매도하면 감면 요건이 충족됩니다.

실제로도, 상속으로 농지를 받은 경우 대부분은 양도소득세를 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세금이 줄어드는 사례가 많습니다.


이렇게 하면 수천만 원 절세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농지를 물려받을 때 세법에 대한 이해가 있느냐 없느냐에 따라, 적게는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수천만 원의 세금 차이가 발생합니다.

B 씨처럼 ‘몰라서 등기를 증여로 처리’한 경우처럼, 의도치 않게 큰 손해를 보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아래 사항은 꼭 기억하세요.

농지 상속 시 체크리스트

  • 부모님이 직접 농사 짓고 계셨는가?
  • 사망 이후 등기를 상속으로 처리했는가?
  • 상속 후 3년 이내 매도 또는 1년 이상 농사를 지을 계획이 있는가?
  • 전문가(세무사 등)에게 등기와 절차를 충분히 확인했는가?

마무리하며

세법은 복잡하고 어렵게 느껴질 수 있지만, 우리 삶에 매우 밀접하게 작용하는 현실적인 법입니다. 특히 농지처럼 고액의 자산이 오가는 경우에는 세금 이슈가 더욱 민감해집니다.

농지를 상속받을 일이 생기면 반드시 등기 이전 방법, 감면 요건, 매매 시기 등을 꼼꼼히 확인하고, 필요하면 전문가의 조언을 구하는 것이 현명합니다.

세법을 잘 이해하면 연봉보다 더 큰 금액을 절세할 수 있습니다. 모두가 올바른 정보로 현명한 선택을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