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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은혜의 가치를 생각한다
1. 개인 중심 사회의 그림자
오늘날 우리는 분명히 개인 중심(me-centered) 사회를 살아가고 있습니다. 공동체보다는 개인의 감정과 욕구가 더 우선시되는 시대지요.
스마트폰은 이제 단순한 도구를 넘어 우리의 관계 방식 자체를 바꾸어 버렸습니다.
- 친구와 대화하는 자리에서도 서로 각자 휴대폰을 보고,
- 궁금한 점이 생겨도 상대방에게 묻기보다 스마트폰 검색으로 해결합니다.
이런 습관은 점점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줄이고, 인간관계의 깊이를 얕게 만듭니다. 상대방의 감정을 살피고, 그 마음을 헤아리는 공감 능력이 떨어지면서 사람과의 관계는 귀찮은 일이 되어 갑니다.
그래서 등장한 것이 바로 **‘나홀로족’**입니다.
혼자 밥을 먹는 혼밥, 혼자 여행하는 혼행을 즐기며, 타인과 감정을 나누는 일을 번거롭게 여기기도 합니다. 이들은 자신의 취향과 시간을 남에게 맞추고 싶어하지 않습니다. 관계는 언제든 끊어낼 수 있는 느슨한 연결로만 유지하려 합니다.
다가오는 제4차 산업혁명의 시대는 이 흐름을 더욱 가속화할 것입니다.
- 수십억 개의 센서가 인간의 감각을 대체하고,
- 인공지능 로봇이 감정까지 흉내 내며 사람보다 더 편리한 소통 상대가 될 때,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 경험하는 갈등, 감정 조율, 그리고 인내는 점점 불필요한 것이 되어 버릴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무엇이 사라질까요?
바로 “관계의 가치”, 그리고 우리 인간적 삶의 의미가 서서히 잊혀져 가게 될 것입니다.
2. 은혜의 가치를 일깨워 준 한 사건
2019년 여름, 미국에서 연구년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마침 딸아이가 신입생으로 입학한 학교와 가까운 지역이었기에, 가족이 머물 집을 하나 마련했습니다.
직접 둘러볼 시간적 여유가 없어 인터넷으로 매물을 고르고, 부동산 중개인을 통해 절차를 진행했습니다. 이사하기 2주 전, 마지막 잔금을 치르는 날이 되어서야 그 집을 처음 보았고, 이사 당일에는 앞마당과 뒷마당 잔디가 잡초로 뒤덮여 있는 모습을 보게 되었습니다. 2주 동안 방치된 탓이었죠.
잔디 면적이 꽤 넓었기에 제초기를 구입할 계획이었지만, 미국은 물건을 주문해도 바로 다음 날 오지 않으니 며칠은 그 상태로 지낼 수밖에 없었습니다. 솔직히 마음이 무거웠습니다.
그때 길 건너편 이웃 가족이 찾아왔습니다. 새 이웃을 환영한다며 방문한 그들은 같은 그리스도인이었지만 종파는 달랐습니다. 반가운 대화를 나누던 중, 그분이 조심스럽게 말씀하셨습니다.
“혹시 괜찮으시다면 제 장비로 잔디를 깎아드려도 될까요?”
사실 그는 원래 이사 오기 전에 잔디를 손봐 주고 싶었지만, 주인이 불편해할까 봐 그대로 두었다고 했습니다. 허락을 부탁하는 그 말에 저는 당연히 감사히 부탁드렸습니다.
그리고 몇 시간 후 돌아와 보니, 넓은 잔디밭이 정말 깔끔하게 정리되어 있었습니다. 제 집보다도 더 신경을 써서 다듬어 놓은 모습에 온 가족이 감격했습니다.
저는 어떻게든 감사를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마트에서 좋은 과일을 사고, 미국 사회의 분위기를 고려해 봉투에 돈도 넣었습니다. ‘미국에 공짜가 어디 있겠는가?’라는 생각도 있었죠.
그러나 선물을 건네려던 순간, 그분은 정색하며 이렇게 말씀하셨습니다.
“당신도 그리스도인이라 하셨지요? 더구나 목회자라고 하셨고요. 그런데도 은혜의 가치(the value of grace)를 모르십니까? 저는 하나님께 받은 은혜를 실천한 것뿐인데, 그 대가를 받으려 한다면 은혜의 본질이 사라지는 것 아닐까요?”
3. 은혜의 가치를 잊고 있던 나
그때 저는 크게 깨달았습니다.
분명 감사의 마음을 전하려 했지만, 제 행동은 은혜를 ‘거래’하려는 모습과 다를 바 없었습니다.
은혜란 무엇일까요?
- 값을 치르지 않고 받는 선물,
- 조건 없는 호의,
-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먼저 주신 사랑.
그분의 행동은 바로 그 은혜의 실천이었습니다. 그저 하나님의 자녀로서 자연스럽게 흘려보낸 것이지, 어떤 보상을 기대한 것이 아니었습니다.
4. 공동체,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삶
영어 단어 커뮤니티(community)는 두 부분으로 이루어집니다.
- com (서로, 함께)
- munus (선물, gift)
즉, 공동체란 “서로가 서로에게 선물이 되는 집단”입니다.
오늘날의 개인 중심 사회는 나만의 이익, 나만의 선택을 존중하지만, 그것이 지나치면 결국 관계가 사라지고 공동체가 해체됩니다. 그러나 진정한 공동체는 서로의 연약함을 감싸 주고, 부족함을 대신 채워주며, 함께 살아가는 것입니다.
성경은 우리에게 이렇게 말합니다.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이로써 모든 사람이 너희가 내 제자인 줄 알리라.” (요 13:35)
5. 다시, 은혜의 가치를 붙잡다
2021년 여름, 다시 그 가족을 만났습니다. 우리는 또다시 은혜의 가치에 대해 대화를 나눴습니다.
- 어떻게 은혜를 기억하며 살 것인지,
- 어떻게 이웃에게 은혜를 실천하며 살 것인지,
- 어떻게 남은 인생을 ‘좋은 그리스도인’으로 살아갈 것인지.
그리고 함께 약속했습니다.
“앞으로도 사람들에게 은혜를 흘려보내며 살아가자.”
올해 여름에도 미국에 가게 되면, 다시 그 가족을 찾아가 같은 마음을 나누고 싶습니다.
6. 오늘 우리에게 필요한 질문
은혜의 가치가 사라져 가는 시대, 우리는 스스로에게 물어야 합니다.
- 나는 은혜를 기억하고 있는가?
- 받은 은혜를 이웃에게 흘려보내고 있는가?
- 공동체 안에서 나는 선물이 되는 존재인가?
오늘 우리의 사회가 점점 각박해지는 이유는, 은혜가 ‘가치’로 받아들여지지 못하고 있기 때문인지도 모릅니다.
맺음말
다시, 은혜의 가치를 생각합니다.
은혜는 조건 없는 사랑이고, 값없이 주어지는 선물입니다.
개인주의와 인공지능이 관계를 대체하려 하는 시대에, 진정한 인간적 삶의 해답은 다시 은혜를 붙드는 것입니다. 서로의 연약함을 덮어 주고, 기도해 주고, 선물이 되어 주는 공동체야말로 이 시대가 가장 필요로 하는 답입니다.
오늘 우리 삶 속에서도 은혜의 가치를 회복합시다.
그리고 그 은혜를 이웃과 세상에 흘려보내는 삶을 살아갑시다.
그것이 곧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바라시는 참된 공동체의 길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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